코로나19가 바꾼 치과 진료실 — 창문을 열던 해에서 구조를 바꾼 해까지

안녕하세요. 치과보철과·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김범수 비욘드치과병원 대표원장입니다.

오늘은 저희 진료실 칸막이 이야기를 드리려 합니다. 2022년부터 저희 진료실에는 천장까지 닿아 있는 칸막이가 서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7년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무엇을 왜 그렇게 했는지 순서대로 적어 보겠습니다.


이 글은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뒤로 갈수록 자세해집니다. 의료 관계자가 아니신 분은 4번까지만 읽으셔도 됩니다.

치과 진료실 구획의 정면. 흰 프레임에 유리를 끼운 미닫이문이 천장까지 닿아 있고, 아래쪽 절반은 반투명 처리되어 있다

천장까지 올린 구획의 정면. 미닫이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2022년 1월 6일 촬영


1. 진료실 칸막이는 왜 천장까지 닿아 있지 않았을까요

2014년에 과천에 병원을 열었습니다. 그때 정해야 할 것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진료실을 어떻게 나눌지였습니다.

저는 방으로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설계하면서 세 가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벽이 생기면 직원이 움직이는 거리가 길어집니다. 그리고 기구 놓을 자리를 방마다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벽이 시야를 가려서 같은 넓이도 좁아 보입니다.

세 가지 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감염관리를 공부해 온 사람인데도, 그때 제 머릿속에 공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판단을 따랐습니다.

결국 165센티미터 높이의 칸막이로 나눴습니다. 유닛 여덟 대 중 다섯 대가 그 칸막이 사이에 놓였습니다.

치과 진료실. 나무 프레임에 반투명 판을 끼운 낮은 칸막이가 유닛 사이를 나누고 있고, 칸막이 위로는 막힘 없이 천장이 이어져 있다. 사람은 없다

개원 두 달 뒤의 진료실입니다. 칸막이 위로 천장이 트여 있습니다. 2014년 10월 2일 촬영

기계로 공기를 빼내는 설비도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것 역시 하지 못했습니다.

한 번에 여러 분을 진료하는 저희 병원에서는 이 배치가 잘 맞았습니다. 다만 그때 저희가 따져 본 것은 동선과 시야였습니다. 공기를 어떻게 나눌지는 뒤로 미뤘습니다.


2. 창문을 열어서 환기하면 되지 않나요

저희도 그렇게 했습니다. 감염병이 돌 때마다 창문을 열었습니다.

2020년에 처음 한 것이 아닙니다. 2015년 메르스 때도 그랬고, 그 전 개원 초기에도 그랬습니다.

그때 블로그에 이렇게 적어 두었더군요. 「중간 중간 잊지 않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다시 보면 고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병원마다 사정도 달라서 그대로 옮기기에는 맞지 않는 대목이 있습니다.

2020년에 저희가 무엇을 했는지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다음 이야기입니다.

창문을 여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만,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웠습니다. 에어컨을 틀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 첫해에는 직원도 환자분도 참아 주셨습니다. 다들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3. 그래서 무엇을 바꿨을까요

참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2020년 4월에 장비를 하나 놓았습니다.

치료를 하다 보면 입 안에서 물방울이 튑니다. 이 장비는 그것이 퍼지기 전에 그 자리에서 빨아들입니다.

고깃집에서 불판 위로 후드를 내려놓는 것과 같습니다. 연기가 방 안에 퍼지기 전에 그 자리에서 잡는 것이지요.

빨아들인 공기는 창문으로 내보냈습니다. 창틀 아래쪽을 판으로 막고, 그 자리에 덕트를 연결했습니다.

치과 진료실 창가. 창틀의 아래쪽 개구부를 흰 판으로 막았고, 왼쪽에서 온 주름진 회색 덕트가 그 판에 연결되어 있다

창틀 개구부에 판을 대고 덕트를 연결한 국소 배기 구성. 2020년 4월 17일 촬영

다만 후드가 하는 일을 한 번 더 짚어 두겠습니다. 후드는 연기를 그 자리에서 잡을 뿐, 방 안 공기를 통째로 바꾸지는 못합니다. 이 차이가 뒤에서 중요해집니다.

장비는 이렇게 그때그때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천장과 벽은 그렇지 않습니다.

해가 넘어가면서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첫해에는 무서워서 참았는데, 두 해째가 되니 참는 것으로는 굴러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개원할 때 하고 싶었던 것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막연한 바람으로 두지 않고,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관련 규정과 자료를 찾아 읽었습니다. 솔직히 그 전까지는 찾아 읽을 생각도 못 했습니다.

칸막이를 천장까지 올렸습니다

진료를 멈추지 않고 주말에 설치할 수 있는 칸막이를 오랫동안 찾았습니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필라테스 스튜디오 같은 곳에 강화유리 칸막이를 세우는 업체를 찾았습니다.

그러다 2021년 12월에 시공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12월 14일에 실측을 했고, 18일 토요일 오후에 기존 칸막이를 뜯었습니다.

24일 금요일 오전에 새 칸막이를 세웠습니다. 진료를 쉬는 시간에 맞춰 나눠서 했습니다.

다섯 자리를 전부 방으로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만 천장까지 올렸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낮은 칸막이와 천장까지 닿는 벽이 함께 서 있습니다.

위아래로 쌓은 비교 사진. 위는 2014년 치과 진료실 통로로, 오른쪽의 연두색 캐비닛과 유닛이 통로 쪽으로 열려 있고 칸막이 위로 천장이 막힘 없이 이어진다. 아래는 같은 통로의 2022년 모습으로, 오른쪽이 천장까지 닿는 유리 벽 안에 들어가 있다. 왼쪽의 낮은 칸막이는 두 장 모두 천장에 닿지 않는다

같은 통로를 같은 자리에서 찍었습니다. 위는 2014년 10월 2일, 오른쪽이 통로 쪽으로 그대로 열려 있습니다. 아래는 2022년 1월 6일, 그 자리가 천장까지 닿는 유리 벽으로 막혔습니다

그런데 공기의 흐름이 차단되었습니다

여기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벽을 천장까지 올리자 그 안이 막힌 공간이 됐습니다.

전에는 위가 트여 있어서 공기가 어디로든 흘렀습니다. 좋게 흐른 것은 아니지만 갇히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칸막이 공사가 끝나기도 전에 시공하는 분께 여쭤봤습니다. 「새로 파티션 생기는 부위에 각각 공조 흡기 추가 가능할까요.」 12월 17일 아침이었습니다.

즉, 두 공사는 따로따로가 아니었습니다. 칸막이를 올렸기 때문에 배기가 필요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그달 안에 덕트 배기 공사를 이어서 했습니다.

결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칸막이까지 했는데 배기 장비를 못 놓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같은 날 소독실 환풍기도 열어 봤습니다.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더군요.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환기가 실제로 얼마나 돌고 있었는지, 그때까지 측정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열어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날 제가 시공하는 분께 쓴 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코로나가 길어진다는 이야기 끝에 나온 말입니다.

「가을쯤 할걸 그랬네요.」


4.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졌을까요

돌아보면 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한 번 만들어 둔 것은 남았고, 매일 사람이 해야 했던 것은 사라졌습니다.

칸막이와 배기는 2021년 12월에 만들어 둔 뒤로 따로 손이 간 적이 없습니다.

창문을 여는 것은 두 번 다 한 해로 끝났습니다. 2015년에도 그랬고 2020년에도 그랬습니다.

창문과 칸막이는 무엇이 달랐을까요?

저희가 의지가 부족해서 그만둔 것은 아닙니다. 매일 누군가 창문을 열어야 하고, 매일 누군가 추위를 견뎌야 하는 방법은 사람이 지치면 같이 멈춥니다.

그때는 그것을 몰랐습니다. 바꿔야 하는 것은 사람의 각오가 아니라 진료실이었습니다.

한 가지 더 적어 두고 싶습니다. 칸막이와 기계 배기는 개원할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입니다.

7년 동안 미뤄 두었다가 감염병이 돌고 나서야 했습니다. 그 일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도 못 했을 것입니다.


진료실을 바꾼 과정 요약

2014년에는 동선과 시야를 보고 낮은 칸막이를 골랐습니다. 방으로 나누는 것도 기계로 공기를 빼는 설비도 하고 싶었지만, 그때는 하지 못했습니다.

2015년과 2020년에는 창문을 열어 버텼습니다. 두 번 다 여름과 겨울을 넘기지 못했고, 사람이 참는 것으로 유지되다가 끝났습니다.

2020년 4월에 국소 배기 장비를 놓았고, 2021년 12월에 일부 구획을 천장까지 올렸습니다. 그러자 그 안의 공기를 따로 빼야 해서 배기 공사가 뒤따랐습니다.

한 번 만들어 두면 저절로 유지되는 쪽이 남았습니다. 2026년에는 그 구획의 공기가 실제로 어떻게 도는지 연기를 피워 확인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측정값과 함께 환기 설계를 다루는 글에서 정리하려고 합니다.


기록 — 시간 순서와 근거

시간 순서

시점내용
2014년과천 개원. 165cm 칸막이 시공. 유닛 8대 중 5대가 칸막이 구획
2015년 6월메르스. 창문을 늘 열어 두기로, 공기청정기 한 대 추가
2020년 4월국소 배기 장비 도입. 진료실에 2대 확인
2021년 12월 14일칸막이 공사 실측
2021년 12월 18일기존 칸막이 철거 (토요일 오후)
2021년 12월 24일신설 칸막이 시공 (금요일 오전). 강화유리, 높이 2,400·2,600mm, 천장 약 2,700mm
2021년 12월 26일시공 업체가 시공 사진 12장을 자사 블로그에 게시 — 신설 칸막이 완료의 외부 기록
2021년 12월신설 구획에 대한 덕트 배기 공사
2022년 1월 6일칸막이 완공 상태 촬영

확인 범위

이 글의 시점은 다음 자료로 확인한 것입니다. 2020년 4월 국소 배기는 EXIF가 남은 촬영본 2장(4월 17일, 4월 29일)입니다. 2021년 12월 공사 일정은 시공 담당자와 주고받은 메신저 기록입니다. 칸막이 완공은 2022년 1월 6일 촬영분과, 시공 업체가 2021년 12월 26일 자사 블로그에 올린 시공 사진입니다. 칸막이 높이와 천장 높이도 그 게시물에 적힌 값입니다.

이 글이 다루지 않는 것

환기 설계의 원리와 설계값, 실제 측정 결과는 이 글에 넣지 않았습니다. 여기 적은 것은 무엇을 언제 왜 했는지까지입니다.

2020년 1~4월의 대응 과정은 코로나19 초기 대응 기록에,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분께 같은 기본을 지키는 원칙은 표준주의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해관계 고지

이 글에는 업체가 둘 관련되어 있고, 둘 다 이름을 적지 않았습니다.

칸막이 시공 업체는 본원이 시공비를 내고 일을 맡긴 보통의 거래 관계입니다. 그 업체는 시공 뒤 자사 블로그에 본원 시공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 밖의 관계는 없습니다.

배기 설비와 감염관리 자문 업체와는 금전 거래가 없습니다. 이 글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았고, 강연료나 자문료를 받은 사실도 없습니다. 다만 두 가지를 밝혀 둡니다. 첫째, 본원은 이 업체의 기술 자문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둘째, 본원의 사례가 이 업체의 홍보 자료에 소개되고 있어, 이 글이 결과적으로 이 업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장비와 재료는 본원이 진료를 위해 먼저 도입해 사용한 것이며, 이 글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실무 메모 (개원의를 위한 정리)

1. 지금 하고 계신 조치를 두 가지로 나눠 보시면 좋겠습니다. 매일 사람이 해야 굴러가는 것과, 한 번 만들어 두면 굴러가는 것입니다. 저희는 창문 환기가 앞이었고 칸막이와 배기가 뒤였습니다. 앞쪽은 두 번 다 한 해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2. 국소 배기와 전체 환기는 다릅니다. 발생한 자리에서 잡아내는 장치는 그 자리에서만 일합니다. 방 전체의 공기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둘 다 필요한데, 앞의 것을 놓았다고 뒤의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3. 벽을 올리시면 공기 계획을 같이 세우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희는 칸막이를 천장까지 올린 뒤에야 그 안의 공기를 따로 빼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시공 중에 추가로 여쭤보게 됐고, 그만큼 일이 늘었습니다. 공간을 나누는 도면과 공기가 도는 도면은 같이 그리시는 것이 낫습니다.

4. 개원 설계에서는 되돌리기 어려운 것을 먼저 정하시면 좋겠습니다. 장비는 나중에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천장과 벽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2014년에 정한 것을 2021년에 고쳤고, 그사이에 진료를 쉬어 가며 공사를 나눠서 했습니다.

5. 소독실 환풍기를 한 번 열어 보시길 권합니다. 저희는 공사하는 김에 열어 봤다가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는 것을 봤습니다.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 환기가 실제로 얼마나 돌고 있는지는, 열어 보거나 측정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습니다.

진료실을 바꾼 과정을 두서없이 정리했습니다. 부족하나마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원장님들과, 병원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 궁금하셨던 환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김범수 비욘드치과병원 대표원장

경기도 과천시 비욘드치과병원. 2014년 개원 이후 소재지와 대표원장은 변경된 적이 없으며, 기관명은 과천 연세스위트치과병원(2014년), 과천 연세치과병원(2022년), 비욘드치과병원(2023년) 순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진료 예약과 상담은 beyonddh.com에서 받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예약을 받지 않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코로나19 초기, 치과는 무엇을 준비할 수 있었나 — 2020년 2월의 기록

치과에서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하는 이유 — 표준주의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