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하는 이유 — 표준주의란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치과보철과·통합치의학과 전문의, 김범수 비욘드치과병원 대표원장입니다.

오늘은 진료실에서 환자분을 마주할 때 지키는 기본 원칙 하나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당연해 보이는 일인데, 그렇게 되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이 글은 네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뒤로 갈수록 자세해집니다. 의료 관계자가 아니신 분은 2번까지만 읽으셔도 됩니다.

쉽게 쓰려고 했는데도 뒤로 갈수록 어려운 대목이 있습니다. 3번과 4번은 지침 원문과 논문을 그대로 옮긴 자리라 그렇습니다.

참고하실 수 있도록 자료를 모아 두고 있고, 계속 채워 나가고 있습니다.


1. 도입

2010년에 서울에서 처음 병원을 열었을 때, 자주 오시던 남자 환자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진료를 마칠 때마다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올 때마다 새 기구를 뜯어서 써주어 고맙다고요.

저는 그 말씀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포장해서 멸균한 기구를 환자분 앞에서 뜯는 것은 제가 배운 순서였고, 다르게 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습니다. 고마워하실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분께는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표준주의는 환자분의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환자분께 같은 기본을 지키는 원칙입니다.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의료진이 진료실에서 환자분을 마주할 때 누구에게나 같게 지키는 기본입니다. 고마워할 일이 되는 순간, 그것은 이미 표준이 아닙니다.

이 원칙이 무엇이고, 왜 당연한 일이 되기까지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 함께 적어보겠습니다.

장갑 낀 손이 멸균 포장지를 개봉하는 모습. 포장 안에 치과용 미러와 탐침, 3-way 시린지 팁 두 개가 들어 있다

멸균 포장 개봉. 2026년 촬영


2. 표준주의란 무엇인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때를 떠올려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열이 나면 감염을 의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증상이 없는 분도 많았습니다.

가족 중에 확진된 분이 있어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고, 정작 그분이 어디서 옮았는지는 끝내 모르는 일이 흔했습니다. 누구를 만났는지 숨긴 것이 아니라, 어디서 옮았는지 본인도 알 수 없었습니다. 몇 년 동안 우리 모두가 겪은 일입니다.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문제가 이것과 같습니다. 여쭤볼 수는 있지만, 여쭤봐서 알 수 있는 것은 그분이 아시는 데까지입니다. 그 시기에 병원마다 하던 일들도 지금 말씀드릴 이 원칙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일일이 확인하는 대신, 누구에게나 같은 기본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요즘 어느 병의원에서나 일회용 주사기를 쓰고, 치과에서도 멸균한 기구를 봉투에서 꺼내 쓰는 것이 그 결과입니다. 진료실에서 장갑을 바꾸는 모습도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가끔 앞 환자분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나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가려내지 않고 모든 분께 같게 하기 때문에, 앞에 어떤 분이 계셨는지는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문진표로는 왜 알 수 없을까요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이 원칙에도 시작한 시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방식이 반대였습니다. 감염이 있다고 알려졌거나 의심되는 분에게만 조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려면 누가 그런 분인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방금 적은 이유로 그것이 안 된다는 것을, 1980년대 미국에서 먼저 겪었습니다. 진료 중에 피가 묻은 의료진이 감염되는 일이 하나씩 보고되었습니다.

알아내려면 물어보거나 검사해야 하는데, 물어보는 것 자체가 차별이 되었고 검사에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무엇보다 본인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없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1987년, 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1987년에 세 사람의 사례를 보고했습니다. 셋 다 의료 현장에서 일하다 감염되었고, 주삿바늘에 찔린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셋 모두 환자의 피가 피부에 직접 닿았습니다. 그리고 셋 모두 피부에 상처나 병변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점막에도 피가 닿았습니다.

CDC는 세 건 모두 정확히 어떤 경로로 옮았는지 알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무엇을 챙길지는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생길지는 맞힐 수 없습니다.

바늘에 찔리는 것은 누구나 조심합니다. 그런데 이 세 사람은 그렇게 감염된 것이 아닙니다. 어디를 막아야 할지 미리 다 알 수는 없다는 것이 이 기록의 요점입니다.

이런 일이 흔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때도 실제 감염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드물다고 밝히면서도 모두에게 적용하라고 한 것이 그때 내려진 결정입니다. 드물다는 것과 미리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왜 확인하지 않고 모두에게 같게 할까요

그래서 1980년대 후반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모든 피를 감염성이 있는 것으로 여기고 다루기로 했습니다.

의학이 무언가를 새로 알아낸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을 바꾼 것입니다. 더 잘 찾아내려고 하는 대신, 찾아내지 않아도 안전한 방법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1996년에 이 원칙이 정리되면서 표준주의(Standard Precautions) 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대상도 피에서 침과 분비물, 상처 난 피부와 점막까지 넓어졌습니다.

같은 때에 다른 주의 방법도 함께 만들어졌습니다. 공기로 옮는 병, 침방울로 옮는 병, 닿아서 옮는 병에 각각 맞춘 방법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이 셋은 표준주의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표준주의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더합니다.

표준주의는 기초이고, 나머지는 그 위에 올리는 층입니다.

아래층에 표준주의, 위층에 공기주의 비말주의 접촉주의가 놓인 2단 구조 도해

표준주의와 전파경로별 주의의 관계. 2026년 제작

2007년에 무엇이 더해졌나요

2007년에 세 가지가 더해졌습니다. 그중 척추에 주사를 놓을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은 치과와 거리가 멀고, 치과에 닿는 것은 둘입니다.

하나는 기침 예절입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입과 코를 가리고, 증상이 있는 분께 마스크를 드리고, 대기 공간에서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사스 유행을 겪고 나서 들어왔습니다.

다른 하나는 주사를 안전하게 놓는 방법입니다. 주사기와 바늘은 한 번만 쓰고, 한 사람 몫으로 나온 약병을 여러 분께 나누지 않는 것입니다. 치과에서는 마취용 주사가 여기 해당합니다.

이 대목이 표준주의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원칙이 아니라,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한 줄씩 붙어서 만들어진 목록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목록도 최종본은 아닙니다.

표준주의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

지금 기준으로 일곱 가지입니다.

항목내용
손 씻기진료 전후, 장갑을 벗은 뒤, 오염된 것을 맨손으로 만진 뒤
보호구장갑, 마스크, 보안경, 보호가운
기침 예절대기 공간에서 지키는 것들
찔림 사고 예방바늘과 기구에 찔리지 않도록 하는 장치와 방법
안전한 주사주사기와 바늘은 한 번만
기구 멸균사용한 기구의 세척과 포장, 멸균, 보관
표면 관리자주 만지는 진료실 표면의 소독

일곱 가지 모두 환자분이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그것이 이 목록을 표준주의로 만드는 조건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환자분에 따라 기본이 달라지는 순간, 그 항목은 표준주의에서 빠집니다. 국내 「치과감염관리 표준정책 매뉴얼」도 같은 일곱 가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자리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치과에는 입 안에 바람을 불거나 물을 뿌리는 기구가 있습니다. 3-way 시린지 팁이라고 부르는 금속 관입니다. 이것도 환자분마다 새로 멸균한 팁으로 바꿉니다.

한 번에 두 개를 씁니다. 치료하는 사람 쪽과 보조하는 사람 쪽에 하나씩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본 기구를 담은 멸균 포장 하나에 두 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위 사진의 포장 안에도 두 개가 나란히 들어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물건입니다. 그래도 앞 환자분이 누구였는지와 무관하게 매번 바뀝니다. 표준주의가 실제로 작동하는 자리는 대개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입니다.

치과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치과는 이 원칙이 가장 강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곳입니다.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 환자분의 감염 여부를 아는 경우가 사실상 없습니다. 문진표에는 본인이 아는 것만 적을 수 있습니다
  • 피와 침이 거의 모든 치료에서 함께 나옵니다
  • 물을 뿌리며 치아를 깎는 동안 아주 작은 물방울이 계속 날리고,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 다루는 기구 수가 많고 다시 쓰는 비율이 높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공기로 옮는 병을 막으려면 진료실 공기를 따로 다루는 시설이 필요한데, 치과 진료실은 대개 그렇게 지어지지 않습니다. 국내 지침도 이 점을 그대로 적어 두었습니다.

다만 공기로 옮는 병을 앓는 중에 치과에 오시는 일은 드뭅니다. 그래서 치과가 갖춰야 할 것은 격리 시설이 아니라, 표준주의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더하는 들어오시는 지점에서 알아차리는 체계입니다. 급하지 않은 치료는 미루거나 적절한 곳으로 안내하는 절차 말입니다.

특별한 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곳일수록, 모두에게 똑같이 하는 기본을 더 촘촘히 지켜야 합니다.

국내 치과 감염관리 지침은 언제 만들어졌나

국내 치과에 감염관리 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표준화된 것이 없었습니다.

그전까지의 지침은 외국 지침을 번역해 편집한 것이거나 다루는 범위가 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치과대학 부속병원부터 동네 치과까지 두루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따라다녔습니다. 입원과 수술을 전제로 만들어진 의과 지침에 기대는 경우도 많았는데, 외래 중심인 치과에 그대로 옮기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리 현실에 맞춰 표준화된 지침이 나온 것은 2020년 6월입니다. 보건복지부가 펴낸 것이고, 첫 장이 표준주의로 시작합니다.

병원마다 감염관리 수준이 제각각이었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준이 없으면 각자 판단하게 되고, 각자 판단하면 흩어집니다.

나온 시점 때문에 코로나19가 계기라고 짐작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2018년에 정부 대책과 실태조사가 먼저 있었고, 이 지침은 그 결과물입니다. 유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지침은 2025년 12월에 개정되었습니다. 137면에서 269면으로 늘었고, 치과에서 다제내성균을 다루는 항목이 새로 생겼습니다.

앞서 적은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표준주의도 지침도 완성된 채로 나오지 않습니다. 문제가 확인될 때마다 한 줄씩 붙습니다.

제가 당연하다고 여긴 이유

제 이야기를 하나 밝혀두는 편이 낫겠습니다. 지금까지 적은 것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2003년에 졸업하고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았습니다. 그곳에서는 핸드피스(치아를 깎는 기구)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기구를 멸균해서 사용했습니다.

이후 군에서 의무대에 있었는데, 명령과 절차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에 대학병원과 같은 기준으로 기구를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전역하고 바로 개원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절차가 문서로 정해져 있는 곳에서만 일했습니다. 일반적인 개인 치과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사실상 없습니다.

2010년에 고맙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답할 말을 찾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제가 특별히 잘한 것이 아니라 다르게 하는 방법을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한 것은 스스로 판단해서가 아니라, 일하던 곳에 그렇게 하도록 짜인 절차가 이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다른 병원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2013년 9월에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감염에 약합니다. 그런데 저는 하루 종일 환자분의 입 안을 들여다보고 그대로 집에 갑니다. 병원에서 무언가를 묻혀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습니다.

그해 가을에 저희 아버지께서 마스크를 쓰신 것을 처음 봤습니다. 감기에 걸리신 채로 손자를 보러 오시던 날이었습니다. 현관에서 손을 씻고 제가 놓아둔 손소독제까지 쓰신 뒤에는, 멀찍이 서서 아기를 안아보지도 않으셨습니다.

절차는 전과 같았습니다. 다만 그 절차를 지키는 이유가 하나 늘었습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감염관리는 큰 설비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손을 씻는 것, 매일 쓰는 기구를 멸균하는 것, 그리고 그 멸균기가 멸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앞의 둘은 눈에 보이고, 세 번째는 보이지 않습니다.

2018년에 외부 기관의 점검을 받으면서 그 차이를 알았습니다. 저희 멸균기는 매일 돌아가고 있었고, 저는 잘 되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여기고 있었을 뿐, 확인하는 절차가 부족했습니다.

멸균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기계가 정해진 온도와 압력으로 돌았는지 보는 것, 포장이 멸균 과정을 거쳤는지 보는 것, 그리고 균이 실제로 죽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치과에서 가장 익숙한 것은 두 번째입니다. 포장지나 테이프의 색이 바뀌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색이 바뀌었다는 것은 그 포장이 멸균기를 거쳤다는 뜻이지, 안에 있는 균이 죽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균이 죽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생물학적 지시제를 씁니다. 멸균이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보려고 함께 넣어 돌리는 작은 샘플 용기인데, 안에 잘 죽지 않는 균이 들어 있고 그 균이 죽었는지를 배양해서 봅니다.

멸균 전과 후의 기구 포장 인디케이터를 위아래로 비교한 사진. 아래쪽 인디케이터가 검게 변해 있다

화학적 지시제의 색 변화. 2026년 촬영

저는 색이 바뀐 것을 보면서 확인했다고 여기고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신호가 있어서 확인이 끝났다고 느꼈는데, 그 신호가 답하는 질문이 제가 묻고 싶었던 질문과 달랐습니다. 지금은 세 가지를 함께 쓰고 장부에 기록하며, 그 기록을 제가 직접 봅니다.

2019년에 소독실을 중앙공급실 구조로 바꾼 것도 같은 원칙에서 나온 결정입니다. 오염된 기구와 멸균된 기구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만들면, 어느 기구가 오염되었는지 판정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판정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판정을 잘하는 사람보다 안전합니다.

2020년에 만든 대응체계의 이름은 「표준주의 및 고도관리」였습니다. 어떤 환자분이 위험한지 가려내는 체계가 아니라, 지역의 유행 상황에 따라 모두에게 적용하는 수준을 단계로 올리고 내리는 체계였습니다.

진료실 환기를 특정한 자리만 빨아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공간 전체의 공기를 갈아 넣는 방식으로 설계한 이유도 같습니다. 어디가 오염되었는지 묻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 적은 것들은 각각 별도의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만 그 시점의 기록이라는 점은 밝혀 두어야겠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다시 보면 고쳐야 할 부분이 있고, 병원마다 사정도 달라서 그대로 옮기기에는 맞지 않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때 무엇을 왜 그렇게 했는지를 보시는 편이 낫겠습니다. 2020년의 기록은 코로나19 초기, 치과는 무엇을 준비할 수 있었나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감염관리 역사에서 가장 비싼 실수는 위험한 사람과 안전한 사람을 나누려는 시도였습니다. 나누는 순간, 잘못 나눈 경우가 반드시 생깁니다.


3. 근거

지금 국내에서 기준이 되는 문서

「치과감염관리 표준정책 매뉴얼」(Dental Infection Control Standard Policy & Procedure)

  • 초판 2020년 6월, 보건복지부·대한치과의사협회. 137면. 발간등록번호 11-1352000-002752-01
  • 개정판 2025년 12월(전자용). 269면. 발간등록번호 11-1790387-100483-01. ISBN 979-11-6860-604-3(95510). 비매품
  • 공개 자료이므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누리집 연구·조사·발간자료. 게시판 주소는 개편에 취약하므로, 링크가 열리지 않으면 문서명으로 검색해 내려받으면 된다

발간의 의미

  • 국내 치과에 지침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표준화된 것이 없었다. 기존 지침은 외국 것을 번역·편집했거나 내용이 포괄적이지 못해, 치과대학 수련병원부터 일반 치과의원까지 모든 치과의료기관에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 개별 기관은 미국 CDC의 2003년 지침이나 의과 지침에 기대어 왔으나, 앞의 것은 국내 치과의료 전달체계를 반영하지 못하고 뒤의 것은 입원·수술장 중심이라 외래 기반 구강진료에는 비용-효과적이지 못한 제한이 있었다
  • 정부의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의 일환이며, 우리나라 치과감염관리 표준화의 첫 시도로 자리매김된다
  • 적용 대상은 치과병원·치과의원을 포함해 치과진료가 이루어지는 모든 의료기관의 종사자·환자·방문자다

매뉴얼이 정의하는 표준주의 (2.2절)

표준주의는 의료 현장에서 감염의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최소한의 감염방지 방법이다.

1) 손위생 2) 개인보호구의 사용 3) 호흡기 위생/기침 에티켓 4) 날카로운 기구의 안전한 관리 5) 안전한 주사 방법 6) 멸균기구와 장비 7) 깨끗하고 소독된 표면환경

CDC의 표준주의 7요소와 같다. 두 문서는 정의가 다른 것이 아니라 장(章) 배치가 다르다.

국내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2017,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의 일반원칙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주의를 준수한다. (IA)

발췌 전체에서 Category IA는 두 항목뿐이며 그중 하나가 이 조항이다. 같은 내용이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정보 포털의 감염관리 안내에도 게시되어 있다.

표준주의의 형성 과정

시기내용출처
1985~1988CDC, 보편주의(universal precautions) 도입. 모든 혈액과 일부 체액을 감염성으로 간주CDC. MMWR. 1987;36(2S). / CDC. MMWR. 1988;37(24):377-382, 387-388.
1987.5바늘 자상이 아닌 경로로 감염된 의료종사자 3례 보고CDC. Update: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infections in health-care workers exposed to blood of infected patients. MMWR Morb Mortal Wkly Rep. 1987;36(19):285-289. PMID: 3106774.
1987체물질격리(body substance isolation) 제안Lynch P, Jackson MM, Cummings MJ, Stamm WE. Ann Intern Med. 1987;107(2):243-246.
1996CDC/HICPAC, 보편주의와 체물질격리를 통합해 표준주의(Standard Precautions) 로 정리. 전파경로별 주의(공기·비말·접촉) 3종 동시 도입Garner JS; HICPAC. Infect Control Hosp Epidemiol. 1996;17(1):53-80.
2007표준주의에 호흡기 에티켓·안전한 주사 행위·척추 시술 시 마스크 추가Siegel JD, Rhinehart E, Jackson M, Chiarello L; HICPAC. 2007 Guideline for Isolation Precautions. CDC; 2007.
2016.10CDC 치과 요약본. 표준주의를 7요소로 규정CDC. Summary of Infection Prevention Practices in Dental Settings: Basic Expectations for Safe Care. CDC; October 2016. (2023.12.8 갱신)
2017국내 「의료관련감염 표준예방지침」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2020.6 / 2025.12「치과감염관리 표준정책 매뉴얼」 초판 / 개정판보건복지부

CDC 2003년 치과 지침은 보관 문서로 전환되었으나, CDC는 그것이 임상 치과의 표준 진료 기준으로 계속 기능한다고 밝히고 있다.

1987년 3례의 내용

CDC가 1987년 5월 22일자 MMWR에 보고한 세 건이다.

  • 세 건 모두 바늘 자상이 아닌 노출이다
  • 셋 모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 피부에 직접 닿았다
  • 셋 모두 혈액에 오염되었을 수 있는 피부 병변이 있었다
  • 그중 한 명은 점막 노출도 있었다
  • CDC는 세 건 모두 정확한 전파 경로를 알 수 없다고 명시했다

원문은 CDC MMWR 1987년 5월 22일자에 실려 있다. PMID 3106774로 검색하면 서지와 원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치과와 전파경로별 주의

국내 매뉴얼 2.2절과 CDC 요약본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 표준주의는 단독으로 모든 감염을 막을 수 없으며 전파경로별 주의를 추가한다
  • 통상적으로 치과의료기관은 모든 전파경로별 주의를 준수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지 않다(예: 결핵·홍역·수두 의심 환자에게는 공기주의를 적용해야 함)
  • 전파경로별 주의가 추가로 필요한 급성기 환자는 응급상태가 아닌 경우 외래 기반인 치과치료를 유예할 수 있다
  • 치과의료종사자는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내원한 초기에 이를 감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관리한다
  • 2017년 지침 부록의 격리유형 범례는 「표준주의 : A, C, D 적용시 S도 함께 적용」으로, 함께 적용한다는 규칙이 기호 정의 자체에 들어가 있다. 이 부록의 출처는 CDC/HICPAC 2007년 지침이다

치과에서 실제로 확인된 전파 사례의 원인

CDC 요약본 서두는 2003~2015년 치과에서 문서화된 전파(환자 간 전파 포함)를 언급하며, 확인된 기본 절차의 붕괴로 다음 셋을 든다.

  1. 안전하지 않은 주사 행위
  2. 핸드피스를 환자 사이에 가열 멸균하지 않음
  3. 멸균기를 감시하지 않음(아포 검사 미실시 등)

대부분의 사례에서 특정 절차 위반과 개별 전파를 연결 짓지는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4. 실무 메모

원장님들과 직원 교육을 맡고 계신 분들께 드리는 메모입니다.

  1. 가장 기본이 가장 어렵습니다. CDC는 2003년부터 2015년 사이 치과에서 실제로 확인된 전파 사례를 정리하면서, 그때 무너져 있던 기본 절차로 셋을 들었습니다. 안전하지 않은 주사 행위, 핸드피스를 진료 사이에 가열 멸균하지 않은 것, 그리고 멸균기를 감시하지 않은 것입니다. 손위생과 멸균 관리는 방법이 복잡하지 않고 비용도 크지 않은데, 매일 반복되고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2. 색이 바뀌는 것을 확인으로 여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화학적 지시제는 종류에 따라 온도·시간 같은 조건을 거쳤는지까지 말해 줄 뿐, 균이 죽었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생물학적 지시제로 확인합니다. 기계적·화학적·생물학적 셋을 함께 쓰고 장부에 남기는 것이 매뉴얼이 정한 방식입니다
  3. 멸균 실패 시 어떻게 할지 문서로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2025년 개정판은 이 절차를 별도 항목으로 명시했습니다. 실패가 확인된 시점부터 거슬러 어느 로드까지 회수할지, 이미 사용된 경우 무엇을 하는지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4. 이식물이 들어가는 로드는 다르게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치과감염관리 표준정책 매뉴얼」(2025)은 증기멸균기의 생물학적 멸균감시를 매일 수행하기를 추천하고 최소한 주 1회로 정하며, 골조직에 삽입되는 기구를 멸균할 때는 매번 생물학적 멸균지시제를 쓰도록 합니다. 임플란트를 하시는 병원이라면 이 조건이 매일 해당됩니다
  5. 기록은 원장님이 직접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매뉴얼도 멸균 감시 기록과 관리자의 훈련을 한 항목으로 묶어 두었습니다. 확인을 맡기는 것과 확인하지 않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구분이 어려워집니다
  6. 교육은 항목보다 원칙을 먼저 다루시는 편이 좋습니다. 항목을 먼저 가르치면 목록이 남고, 원칙을 먼저 가르치면 판단이 남습니다. 새 상황이 왔을 때 목록은 쓸 수 없지만 판단은 적용됩니다
  7. "이 환자분은 특별히"라는 말이 나오는 자리를 눈여겨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자리가 표준주의가 무너지는 지점입니다.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생겼다면 그것은 표준주의가 아니라 그 위에 얹는 층입니다. 문진표 결과에 따라 보호구나 절차가 달라지는 규칙을 두지 않는 편이 좋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8. 지금의 목록이 최종본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두시면 좋겠습니다. 1996년에 정리되었고 2007년에 세 줄이 붙었습니다. 새 항목이 생겼을 때 그것을 병원의 절차로 옮기는 경로를 미리 정해 두면, 다음 개정 때 처음부터 다시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정리하면

표준주의는 환자분이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같은 기본을 지키는 원칙입니다. 1980년대에 가려내는 방식이 실패하면서 만들어졌고, 1996년에 이름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일곱 가지 항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어느 하나라도 환자분에 따라 기본이 달라지는 순간, 그 항목은 표준주의에서 빠집니다.

저희 병원에서 하는 일도 그 원칙에서 나온 것입니다. 어느 기구가 오염되었는지 판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드는 쪽입니다.


2010년에 제가 답하지 못했던 말씀에 이제야 답을 적어보았습니다. 그것은 고마워하실 일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같아야 하는 일이고, 그렇게 되기까지 오래 걸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것은 개별 병원이 각자 각성한 결과가 아니라 나라 전체의 기준이 모두를 밀어올린 결과였습니다. 저 또한 그 안에 있었습니다. 항목을 외우는 것보다 왜 그런 목록이 되었는지를 아는 편이 오래 남을 것 같아, 만들어진 과정을 함께 적었습니다.

부족하나마 직원 교육 자료를 준비하고 계신 원장님들과, 진료실에서 왜 모두에게 똑같이 하는지 궁금하셨던 환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김범수 비욘드치과병원 대표원장

경기도 과천시 비욘드치과병원. 2014년 개원 이후 소재지와 대표원장은 변경된 적이 없으며, 기관명은 과천 연세스위트치과병원(2014년), 과천 연세치과병원(2022년), 비욘드치과병원(2023년) 순으로 변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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